blue blue diary 19

나 차라리 죽을까

뱃사람들은 땅에 올라오면 멀미를 한다지나도 그런 것 같아너무 오래 죽고 싶었어그 생각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얇은 막이 덧씌워지는 건가봐그래서 사소한 트러블에도 막이 찢기고다시 불쑥 떠오르는 거지나 차라리 죽을까사실은 속삭이고 싶어나란히 누운 침대에 머리를 맞대고서나랑 같이 죽어줄래, 이상한 일이지하고 싶은데하고 싶은 사람이 없어서 말을 못해추락 욕망이라고 하던가내던짐으로써 자신을 받쳐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확인하고 싶다며나도 그런데나는 그 받쳐줄 사람을 알지 못해아니 누군가가 바쳐주길 바라는데그 누구도 하지 않길 바래그래서 나는 딱 한번만 추락할거야그 끝을 나도 모를 수 있게추락했더니 무저갱이라면 너무 마음 아프잖아모르면 아프지 않을걸맞아분명히 인생에 좋은 순간도 있어그런데 그 한 겹을 걷어내고 나면 삶..

blue blue diary 2025.01.21

우울증, 그 터널의 끝에서

유튜브 정신과의사 뇌부자들 영상을 참고했다 https://youtu.be/5od49KP1hUk. 우울증이 좋아지는 순서 (우울증 치료 과정) 1. 수면,식욕 치료 시작후 1~2주 이내에 호전됨 2. 불안한 기분, 신체증상 2~3주 이내에 좋아짐 3. 무기력감, 의욕저하 꽤나 오래 증상이 지속 될 수 있음 4~6주 이후 좋아짐 4. 기억력, 집중력 저하 6~12주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림 주위 사람들(또는 스스로에게) "많이 좋아졌는데 왜 아직도 그래?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면 좋겠다. * 영상을 보면 우울증을 휘어진 터널로 비유한다고 한다. 분명히 끝이 존재하는데 휘어져있기 때문에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의사로부터 단약을 제안받기도 했다. 그런데 뭐랄까, 긴 터널의 끝에서 출구를 바라보면 ..

blue blue diary 2023.08.05

자존에 대하여

자존감 자아 존중감의 줄임말 즉 자아를 존중하는 느낌, 감정이다. 몇년 전 모든 불행의 원인이 낮은 자존감 때문만인 것처럼 설명되던 때가 있었다. 남의 호의를 못 받아들여? 너가 자존감이 낮아서 그래 남의 말이 다 비꼬는 거 같아? 너가 자존감이 낮아서 그래 누군가가 널 배신할 까봐 두려워? 너가 자존감이 낮아서 그래 그 사람이 널 지겨워해? 너가 자존감이 낮아서 구질구질한거야! 너가 너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는 탓이야! 자신을 사랑해야 행복해지지! 그런데 만약 스스로를 도저히 사랑스럽다고 느낄 수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낮은 자존은 불행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결과이기도 하다. 따라서 자존감을 높여야지! 결심한다고 마법처럼 뿅! 이루어지는게 아니다. 왜냐면 낮은 자존감의 원인이자 결과로, 끊임없이 스스..

blue blue diary 2023.03.04

처음 죽음에 대해 생각했을 때의 기억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주말 예능으로 한창 X맨이 인기가 많았었던 쯤, 그리고 추측하건데 중학생 이전쯤해서 처음으로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봤던거 같다 그 당시 우리집에서 어린애 걸음으로 20분 정도 걸어 가면 꽤나 큰 마트가 하나 있었다. 3층인가 4층까지 있고, 전국구에서 손에 꼽힐 만큼 잘되는 마트였는데 그 마트 맞은편에서 처음으로 죽음에 대해서 생각했던거 같다 40살이 되면 붉은 원피스를 입고 저기서 뛰어내리자고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때 내가 우울했나? 잘 모르겠다 40살인 이유는 기억난다 굉장히 어른이 된지 오래이고 백세시대니까,, 반정도 살았으면 됐지 않나 싶었던 이유 그 당시 나는 우울했을 수도 있고 그냥 좀 얌전하고 평범한 애였을 수도 있고 그래도 병적인 증상은 아..

blue blue diary 2022.07.12

Y가 죽었다.

지난 10년간 친구였던 Y가 죽었다. 며칠 전까지 서로 연락을 주고 받아서였나 친구가 전해준 Y의 소식이 무슨 뜻인지 해석되지 않았다. 뭔가 착오가 있어서 잘못 전해진 소식인 것 같았다. 그럴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Y에게 좋은 일 많이 생길거야, 라고 카톡했던게 끝이였다. Y의 장례식에 가지 못했다. Y의 소식이 알려진게 이미 화장이 끝난 후였기 때문이다. 마지막 인사도 건네지 못한 게 많이 아쉬웠다. 10년 전 Y를 처음 알게 됐을 때 그 친구를 참 많이 부러워 했었다.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사람이었다. Y는 같이 있으면 친하지 않아도 편한 사람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던 친구였다. 신기하기도 하고 어떻게 저렇게 사람이 활기찰까 생각도 했던 것 같다. 나랑 달리 정말로 따뜻한고 착한 사람이었던..

blue blue diary 2022.05.07

겨울이 싫다

예전부터 뭔가가 마무리되고 다시 시작은 겨울이 싫었다. 흔히 봄이 시작이라고 하지만 일 년의 시작은 여전히 겨울이니까. 매번 뒤돌아 볼 때 마다 변한 것도 없고 한 것도 없고 남들은 다 앞으로 나아가고 있을 때 나 혼자 멍하니 뒤처져서 서 있기만 한 것 같았다. 그래서 새로운 시작도 대비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여전히 원하는 바는 없고 내가 잘 하는 것은 보잘것없으며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은 하고 싶지 않았으므로 그래서 늘 그렇게 외면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렇게 외면하는 사실들이 쌓여 갈수록 내가 그걸 잊을 수 있는 건 아니어서 해결되는 것 없이 뒤로 미루고만 있다는 걸 너무 잘 알아서 그것들도 다시 스트레스가 되어서 더욱 돌아보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참 이상하지 내가 생각하는 나 자신과 남들이 보는 나..

blue blue diary 2021.11.30

병원에 다녀왔다는 이야기

병원에 정기검진을 갔다 왔다. 꼬박꼬박 다니면서 좋아지면 기간이 좀 길어지고 안 좋아지면 좀 짧게 다시 만나면서 벌써 만 2년 정도 된 것 같다. 아마도? 처음에는 의사가 치료기간을 1년 정도라고 얘기했었는데 그때는 내가 얘기 안 한 점이 많으니까 뭐... 그래서 병원에 대해서 얘기하면,,, 병원에 가면 내 상태가 어떤지 한층 더 잘 느껴진다. 의사를 대하는 내 태도 때문에 하루에 적어도 수십 명 수백여 명을 만날 의사에게 나는 크게 관심을 둘 환자는 아니겠지만 그 의사를 만나면서 내가 어떤지 내가 볼 수 있다. 안 좋을 때는 아무래도 좀 더 삐딱하고 방어적으로 대하게 돼서 이번에는 많이 좋아졌다고 느꼈다. 상황이 특별히 좋아진 게 아니라 그냥 전만큼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하지 않구나. 좀 더 버틸 수 있..

blue blue diary 2021.11.21

성취감이 뭘까?

무기력함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 중요한게 성취감이라고 하더라 최근에 뭘 준비를 해서 시험을 봤는데 결과가 좋았다 기대 이상으로 너무 좋아서인가? 목표보다 잘 나왔는데 이상하게 성취감이 안느껴진다 어쩌면 준비하면서 오늘 할 일 계획을 세워서 지켰다는 뿌듯함을 못느껴서일지도 모르겠다 그거랑 더해서 예상보다 너무 잘나와서 그런가? 하여튼 별로 기쁘지가 않네 점수가 잘 나온건 좋은데.. 해냈다!하는 그런 기분이 없다. 뭔가... 기대랑 되게 다르다 그래서 하고 나면 뿌듯하고 자신감도 생기고 그럴거 같았는데 너무 환상이었나? 왜 대학생이 되면 어른이 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처럼 시험 하나 잘 봤다고 엄청 좋아질거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던 것 같기도하다. 그러고 보니 웃기네 찍어서는 못맞추는데 공부한데서는 시험이 많이..

blue blue diary 2021.10.26

오늘 후회하는 일

항상 이성적으로 살고 싶다. 가끔 순간적으로 굉장히 감정적으로 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나도 모르게 속마음이 나와버린다. 그러면 번번이 후회할 일이 생기고 만다. 오늘도 그렇고 그냥 내가 한 번 더 참고 넘어갔어야 하는데 그냥 평소처럼 넘길걸 그 말에 상처 받은 사람을 보는 게 힘들다 속마음을 얘기하고 나서 시원한 적이 있었나 기억나는 건 항상 아, 괜히 말했다 하는 후회 하긴 그러니까 이렇게 아무도 보지 않을 만한 곳에 외치고 있지. 모르겠어 그냥 내 말에 어떡하면 좋아 어흐흑하지도 말고 세상은 살만해 아름다운 거야 가치 있는 거야 하지도 말고 네가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이렇게 말하지도 말고 그냥, 많이 힘들었겠다고 위로해주면 좋겠다. 사실은 그런 거 같아 맨날 말 안 하고 숨기고 생각 안 ..

blue blue diary 2021.10.13

감정을 바라보는 것이 무섭다.

어릴 때 거울을 보면서 '행복하니?'라고 스스로 물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 지난 나는 여전히 나를 바라보는 게 무섭다. 내가 나를 알면 안좋은게 잔뜩 있을 것만 같아서... 이미 알고 있는 '안 좋은 나'를 피하지도 못하고 똑바로 봐야할 것 같아서. 부정적인 감정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을 텐데, 불안, 두려움, 슬픔, 무기력, 후회... 이런 감정을 들여다 보기 무섭다. 최근에 감정기복이 더 심해진 건지 이런 생각을 하기만해도 목 아래에서 울컥하고 북받친다. 그러면 뭔가... 이상한 말이지만 알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 외면하고만 싶은걸 내가 나를 잘 알아야한다는데 왜 나는 나를 보기 힘들까? 사실 알고 있다. 내가 바라는 내가 너무 이상적인 사람이라서 ..

blue blue diary 2021.09.30